분류 전체보기60 저니(Journey) ① : 감정을 빚어내는 댓게임컴퍼니의 발자취와 철학 사막 한가운데 덩그러니 남겨진 붉은 망토의 여행자, 그리고 저 멀리 빛나는 산. 게임 《저니(Journey)》는 우리에게 그 어떤 설명도 없이 묵묵히 걸어나갈 것을 제안합니다. 화려한 전투나 웅장한 대서사 하나 없이도 수많은 사람들을 울고 웃게 만들고, 깊은 감동을 선사한 이 게임의 힘은 과연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요. 본격적인 여정을 떠나기 전, 이 고요하고 아름다운 세계를 빚어낸 댓게임컴퍼니(thatgamecompany)의 철학과 그들이 선택한 덜어냄의 미학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1. 그들의 조용한 시작, 폭력성 없는 새로운 게임 경험을 꿈꾸며 댓게임컴퍼니의 출발점은 파괴하고 쟁취하는 기존의 게임 방식에 작은 물음표를 던지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들은 게임이 단순한 오락이나 킬.. 2026. 5. 22. 레벨 디자인(Level Design) : 자유와 통제 사이 가장 아름다운 착각 나침반도, 미니맵도 없는 광활한 대륙 한복판. 사방이 거친 절벽과 울창한 수풀로 둘러싸인 황무지에서, 우리는 이상하리만치 헤매지 않습니다. 표지판 하나 없는 갈림길 앞에서 그저 발걸음이 이끄는 대로 말을 달렸을 뿐인데, 정신을 차려보면 정확히 메인 스토리가 진행되는 거대한 요새나 숨겨진 보물 상자 앞에 도착해 있곤 하죠. 이 극적인 순간, 플레이어는 가슴이 웅장해지는 성취감을 느끼며 확신합니다. "내 직감과 모험심이 나를 완벽한 목적지로 인도했도다!" 하지만 이 감동적인 탐험 서사의 각본은 이미 개발자가 완벽하게 설계해 둔 것입니다. 내가 진짜 모험을 하고 있다는 기분 좋은 착각, 그리고 그 끝에서 피어나는 극적인 성취감마저도 기획자의 정교한 연출 시나리오 중 일부라는 뜻이죠. 최근 오픈월드 게임.. 2026. 5. 21. 코요테 타임(Coyote Time) : 조작감의 핵심 메커니즘부터 응용 기술까지 혹시 게임을 즐기다가 이런 경험을 해보신 적 없으신가요? "아니, 분명히 눌렀는데?!" 흔히 플랫포머 게임에서 특정 커맨드가 작동하지 않게 되면 "내 키 입력이 씹혔나?" 싶어 억울함(Input Failure)을 느낍니다. 이 순간의 감정은 게이머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일종의 '조작감적 배신감'이죠. 물론 LOL(League of Legend)이나 FC 온라인과도 같은 다양한 장르에서 느껴지는 감정이긴 합니다만 플랫포머 게임에선 곧 생존과도 연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더 분하고 답답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어떤 게임들은 이런 억울함을 느끼도록 두지 않습니다. 아슬아슬하게 생존했을 때의 스릴은 극대화되고 짜릿함만 남게 하죠. 이 놀라운 차이는 게이머가 눈치채지 못하는, 개발자들이 시스템 안에.. 2026. 5. 20. 팬텀 블레이드 제로(Phantom Blade Zero) ② : 시스템과 세계관의 심층 분석 지난 글 [팬텀 블레이드 제로 ① : 건축학도가 쏘아 올린 작은 공]에서 《팬텀 블레이드 제로》의 개발자 '량치웨이'와 S-GAME에 대해 전반적으로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본격적으로 실제 게임이 어떻게 구현되었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전투 시스템부터 시작해, 전작 지식 없이도 몰입 가능한 세계관과 핵심적인 게임 내 시스템, 그리고 최신 엔진이 구현한 기술적 완성도까지 톺아볼 예정입니다. 과연 《팬텀 블레이드 제로》가 각 요소들을 성공적으로 현세대 액션 RPG의 새로운 기준점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인지!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팬텀 블레이드 제로》의 배경, 팬텀 월드 게임의 배경이 되는 '팬텀 월드'는 단순한 게임 세계관이 아닙니다. 팬텀월드는 14세기부터 17세기의 중국이라는 시공간을 기반으.. 2026. 5. 19. 팬텀 블레이드 제로(Phantom Blade Zero) ① : 건축학도가 쏘아 올린 작은 공 개발사 S-GAME이 2026년 9월 9일 《팬텀 블레이드 제로(Phantom Blade Zero)》를 출시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 날짜, 예사롭지 않습니다. 예로부터 중화권에서는 '9(九, jiǔ)'는 '구(久, jiǔ)'와 발음이 같아 영원함, 장수, 지속성을 상징합니다. 또한, 9는 홀수 중 가장 큰 숫자로 '양(陽)의 극치'를 의미하고, 과거 중국에서는 오직 황제만이 가질 수 있는 권위의 상징이기도 했습니다. 자금성의 방 개수를 9,999개로 맞추고 황제의 옷에 아홉 마리의 용을 새긴 것은 9가 '가장 높은 질서와 절대 권력'을 뜻했기 때문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9'가 게임의 설정과 맞닿을 때 생기는 묘한 긴장감입니다. 《팬텀 블레이드 제로》의 주인공 '소울(Soul)'은 누명을 쓴 .. 2026. 5. 18. 히트맨 시리즈와 IO 인터랙티브 ② : 벼랑 끝에서 완성한 걸작 지난 글 [히트맨 시리즈와 IO 인터랙티브 ② : 벼랑 끝에서 완성한 걸작]에서 우리는 에이전트 47의 탄생과 화려한 전성기, 그리고 대중성을 쫓다 정체성의 혼란을 겪은 《히트맨: 앱솔루션》까지의 발자취를 살펴보았습니다. 하지만 대중성까지 잡고 싶었던 IO 인터랙티브의 《히트맨: 앱솔루션》, 애석하게도 과도한 변화는 골수 팬들의 이탈을 낳았고, 설상가상으로 거대 자본을 쥔 퍼블리셔와의 균열까지 생기며 IO 인터랙티브는 스튜디오 폐쇄라는 사상 최악의 벼랑 끝에 몰리게 됩니다. 오늘 다룰 이야기는 바로 그 지옥의 문턱에서 시작됩니다. 단 하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절체절명의 순간, IO 인터랙티브가 자신들의 모든 기술과 집념을 갈아 넣어 증명해 낸 '진짜 암살의 세계'를 지금 만나보시죠. 대중의 외면 그.. 2026. 5. 17. 이전 1 ··· 6 7 8 9 10 다음